안녕하세요. 고기를 찾아 승냥이처럼 헤매는 Korea journey입니다. 오늘은 대전 월평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이베리코 고기 맛집 화로야에 다녀온 리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2021년 10월 15일에 다녀왔고요, 처음 가본 곳인 데 저는 다음에 꼭 다시 올 것이에요. 정말 맛있고 즐겁게 먹고 왔거든요. 내 돈 내산 후기랍니다.
화로야는 월평동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데, 먹자골목이 늘 그렇듯 주차는 어렵다고 생각하셔야 될 거예요. 저희도 근처 복덕방 앞에 어렵사리 버리듯 차를 주차하고 갔어요. 월평동에 공영주차장이 있긴 한데, 거기 주차하시면 조금 걸으셔야 할 거예요. 가게 외관은 조금 허름합니다. 주로 야외 홀이 인기인지 손님들이 거기에 모여계시더라고요. 주인장님도 저희가 6시 즈음 도착했는 데, 딱 한자리 남았다면서 야외석으로 안내해주셨어요. 하지만 저희는 단호히 거절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상호: 화로야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 921 1층
맛/가격: ★★★★★/세트메뉴 저렴
주차: 주차공간 없음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느껴지는 문을 지나쳐서 들어가보면, 식당 내부는 더욱더 세월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야외를 선호하는 이유가 유럽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인지, 아니면 환기가 잘되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부가 너무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부의 세월의 흔적도 아마 조금은 기여했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연륜이 느껴집니다. 내부에 걸린 액자들을 보면 각종 방송에 출연한 맛집인 것 같더라고요. 이베리코 돼지 고깃집이라고 간판에 쓰여있어서 들어온 것이었는 데, 맛집을 잘 고른 듯한 증빙서들이 벽면에 쫘악 걸려있습니다.

언제나처럼 메뉴판을 보는 데, 메뉴판 첫 장에 '끝내 이기리라 기원 가격 인하'라고 해서 세게 4대 진미라고 소개된 세트 메뉴가 있었어요. 이베리코 베요타 모둠으로 550g에 39,000원이었습니다. 이베리코 고기 550g에 39,000원이면 다른 가게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지 않나요? 이 부위 저부 위 시켜봐야 어차피 세트보다 비싸고, 세트에는 황제살, 꽃목살, 늑간살, 항정살, 치마살 그리고 이베리코 소시지까지 나온다고 해서 세트를 시켰습니다. 황제살, 늑간살, 치마살은 좀 생소하더라고요. 이름이 무시무시한 것이 맛도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것이길 기대해봅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곡기가 없으면 힘들기 때문에 공깃밥도 하나 추가했습니다.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아쉽게도 술은 시키지 못하고, 탄산주인 사이다를 시켰어요. 기본찬이 나올 때, 사이다도 같이 가져다주시더라고요. 기본찬은 다른 삼겹살 집하고 비슷한데요, 특이하게 두부김치를 주시더라고요. 쌈채소에 애호박을 주는 것도 다른 집하고 다른 점이었어요. 두부김치가 안 그래도 먹고 싶었었는데, 막걸리 생각하며 한입 먹었습니다. 살짝 짭조름한 볶음김치와 두부가 잘 어울렸어요. 주인장님이 술을 안 시키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시다가 차가 있다는 말에 바로 납득하시더니 밥은 뭐랑 먹을 건지 물으셨어요. 마침 비가 와서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던 터라 라면도 하나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주인장님은 농담으로 물으셨지만, 전 진지하게 라면이랑 먹을 것이라고 아뢰었던 것이죠. 까르르 웃으시더니 라면 추가라고 주방에 주문을 전달해주셨어요.

그리고 드디어, 끝내 이기리라 세트가 도착했습니다. 제일 왼쪽에 도톰하게 붉은빛으로 자리 잡은 고기가 꽃목살이고요, 가운데 유난히 붉은 고기는 황제살입니다. 그리고 꽃목살과 황제살 사이에 위치한 고기가 늑간살, 항정살이었던 것 같아요. 가장 마지막에 있는 길쭉한 아이는 소시지고요, 소시지 왼편에 위치한 고기가 치마살로 기억합니다. 치마살은 정말 신의 한 수예요. 정말 기름진데 너무 고소하고 매우 맛있어요. 전혀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게 참 신기한 맛이었습니다. 풍미가 깊은 맛이었죠.

일찍 가면, 주인어른이 친히 고기를 구워주시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희가 마침 이른 저녁시간에 도착해서 그 영광을 누릴 수 있었어요. 먼저 왜 쌈채소에 실려 나왔는지 궁금했던 애호박 세 덩어리를 불판에 올려주시고요, 그 뒤로 황제살을 구워주십니다. 부드럽고 맛있어요. 약간 갈매기살보다 부드럽고 기름기가 있는 고소한 맛이었어요. 처음에 소금에만 찍어서 먹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시키는 대로 따라 했는 데, 광대가 승천하게 되는 맛이에요. 정말 맛있어요. 소고기 먹는 기분으로 소금 탁 찍어서 먹는 데, 아 이 집 정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황제살 자체에 살짝 간이 되어있는 것 같았어요. 소금을 안 찍어서 먹어도 살짝 간간한 맛이 나서 그 자체로도 맛있었거든요. 이렇게 황제살을 음미하다 보면, 꽃목살을 구워주십니다.

꽃목살은 엄청 두툼하고 고기가 커요. 다른 부위가 잘려서 나온 것과 비교하면 통으로 나온 셈이죠. 이런 거대한 고기들을 보면 저 같은 똥손은 긴장하기 나름인데요. 바로 언제 뒤집고 자르기 시작해야 하는지 걱정이 되거든요. 사장님이 제 마음을 읽었는지, 아니면 이제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니 우리를 떠나야 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꽃목살을 올려주시면서 뒤집는 시기도 말씀해주셨어요. 바로 늑간살은 같이 불판에 올리고, 이 늑간살이 다 익으면 꽃목살을 뒤집어 주라고 하십니다. 그럼 저희는 황제살을 먹고, 늑간살도 먹으면서 즐기다 보면 꽃목살도 다 익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늑간살도 먹고 항정살도 먹고 마지막으로 치마살을 먹으면요, 치마살은 정말 최강의 맛이에요. 왜 끝으로 굽는지 알겠어요. 화로야 끝내 이기리라 세트메뉴 중에 가장 기름진 부위예요. 근데 풍미가 깊고 느끼하지 않아요. 엄청 기름지지만 고소하고 맛있어요. 마블링이 엄청 잘된 소고기 이상의 느낌이에요. 아, 그리고 저 애호박 덩어리 먹는 법을 말씀 안 드렸는데요, 저 애호박은 적당히 익었을 때, 늑간살이나 꽃목살하고 같이 드셔 보세요. 애호박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는 음식인가 싶게 고기하고 잘 어울린답니다. 애호박이 겉은 익고 속은 촉촉해져서 고기하고 부드럽게 잘 어울려요.
밥도 먹고, 라면도 먹고, 고기도 부위별로 섭렵하고 나면, 이베리코 소시지가 남습니다. 이베리코 소시지는 큰 기대는 없었어요. 이미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소시지는 살짝 흥미를 잃게되더라고요. 그런데 소세지를 마지막에 잘라보니 치즈 소세지인거에요. 그게 너무 갸륵하고 예뻐서 또 신나게 먹었어요. 워낙 고기가 맛있어서 소세지는 순위에서 밀리지만 나쁘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실컷 먹고 나서 계산했더니 총 45,000원이 나왔네요. 술을 안 먹어서 그런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상당히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온몸에 고기 냄새가 나는 것이 흠이었지만, 비 오는 데 비에 날려 사라지겠죠. 다음에는 부모님하고 함께 와보고 싶어요. 오랜만에 맛있는 이베리코 전문점에 왔네요. 먹고 나니 텐션이 올라갑니다. 이제 후식 먹으러 가야죠. 혹시 대전 사시는 데, 월평동에 오셨는 데, 삼겹살이 먹고 싶으신 데, 어디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 화로야 오시는 건 어떠세요? 추천드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기고기 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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